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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야기/Witz 칼럼

마리오 발로텔리 리버풀에서 긍정적인 출발 - Why Always Me?

- 슈퍼 마리오의 화이트 하트 레인 원정기

 

- 인상적인 리버풀 데뷔전

 

- 리버풀의 마지막 퍼즐이 발로텔리?

 

어제 리버풀과 토트넘, 레스터 시티와 아스날 경기를 보고 피로로 인한 고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슈퍼 마리오의 데뷔전 감상문을 꼭 적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퇴근하여 글을 적어 봅니다. 다소 늦은 감상문이고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쓰는 것이니 틀린 점이 있다면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왜 항상 너일까" 마리오 발로텔리(Mario Balotelli)의 리버풀 이적 소식을 접하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습니다. 과연 그가 리버풀의 분위기와 전술에 어울리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그는 인터 밀란, 맨체스터 시티, AC밀란을 거쳐가는 커리어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폭죽놀이를 하다가 집을 불태웠다. 유소년 선수에게 다트를 던졌다. 노숙자에게 겜블에서 딴 돈을 뿌렸다 등등...셀 수 없을만큼 신문의 가쉽난에 이름을 올린 선수입니다. 경기 내에서도 스콧 파커의 얼굴을 밟거나, 토티에게 엉덩이를 걷어 차이고, 즐라탄에게 엎어치기를 당하는 등등!! 다양한 이슈를 몰고 다녔습니다. (사생활 이슈는 모두 언론의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 이런 장면의 재현을 기대하셨습니까?

 

모든 팀이 그렇지만 리버풀은 특히나  조직력을 강조하는 팀입니다. 그리고 브랜단 로저스(Brendan Rogers) 감독은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동시에 선수단 기강을 강조하는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페페 레이나는 나폴리로 임대가면서 쓴 편지를 인해 사이가 틀어져 떠났습니다. 그리고 훈련 중 말대꾸하는 라힘 스털링(Raheem Sterling)에게 단호한 대처를 취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프리 시즌 투어 중 로저스가 스털링의 훈련 태도를 문제삼았습니다. 스털링은 "Steady"로 답했죠.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진정하세요' 정도일까요? 로저스는 다시 그런 말을 하면 첫 비행기로 돌아갈줄 알라며 단호하게 지적합니다.) 이런 리버풀의 분위기에 발로텔리가 적응할 수 있을까요?

 

리버풀의 전술은 빠른 템포의 패스 축구가 기본입니다. 선수들의 조직적인 압박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그들의 축구를 보면 최전방 공격수부터 시작하는 강도 높은 압박을 볼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로 떠난 루이스 수아레즈(Luis Surez)가 - 비록 그가 많은 문제점을 지닌 선수일지라도 - 어마어마한 활동량으로 필드 위를 뛰어다녔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필드 위를 산책하는 것이 일상인 발로텔리가 전술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발로텔리의 잉글랜드 무대 복귀 자체가 이슈이지만, 그 팀이 리버풀이란 점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저 역시 호기심을 가지고 토트넘 전을 기다리고 있었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슈퍼 마리오'의 달라진 면이 확실하게 드러난 경기였죠. 사설이 길었지만 지금부터 글을 시작해봅니다.

 

우리 발로텔리가 달라졌어요 - 스티븐 제라드 

 

■ 어떻게 비슷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할 것인가? 수아레즈가 떠나고 리버풀의 간판 스트라이커 자리는 다니엘 스터리지(Daniel Sturridge)가 맡았습니다. 그는 드리블이 뛰어나고 왼발 킥력이 출중한 선수입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꺽어 들어와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죠. 그런데 이런 스타일은 발로텔리와 매우 유사합니다. 발로텔리 역시 페널티에어리어에서 치고 들어와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자주 선보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두 스트라이커를 어떻게 배치하는가?

 

로저스의 답은 상대 팀 센터백 측면에 스트라이커들을 배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배치는 자연스럽게 센터백의 간격을 멀어지게 만들고, 일대일 상황을 자주 연출합니다. 슈퍼 마리오, 스터리지는 일대일 상황에서 무서운 선수들입니다. 유네스 카불, 베르통헌은 심각하게 고전했죠. 센터백 간격이 벌어지면 중앙에 공간이 빕니다. 이 공간을 스털링을 중심으로한 미드필더들이 침투하여 찬스를 노리는 모습입니다. 토트넘 전의 첫골 역시 사이드로 크게 벌린 스터리지에서 시작한 패스가 중앙에 침투한 핸더슨 - 스털링에게 연결된 장면에서 나왔습니다. 벤탈렙의 미숙한 대처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죠.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돋보였습니다. 중원에서 에티엔 카푸에가 공을 잡았을 때 15m가량을 질주하며 일대일 마크에 들어간 흑인 선수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마마두 사코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발로텔리였습니다. 그에게 볼 수 없던 장면이었죠. 맨체스터 시티 시절 만치니 감독이 그의 수비 가담을 끊임없이 지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리버풀 이적 한 경기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다니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이 장면 외에도 그는 헌신적으로 사이드 수비에 기여했습니다. 지속적으로 대니 로즈, 샤들리와 맞서는 모습이었죠.

 

다이아몬드 4-4-2는 측면 수비가 약점인 전술입니다. 때문에 최소한 한 명의 공격수가 희생하여 수비에 임해야만 합니다. 당연히 스터리지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발로텔리가 묵묵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그는 4번의 완벽한 수비 클리어링을 기록합니다. 또한 파울 4개의 대부분은 수비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수비 후 역습 상황에서 선봉장은 스터리지였습니다. 연결고리는 중앙에 위치한 스털링이 맡았죠. 이것은 명확하게 발로테리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돋보이는 스타가 아니라 팀에 헌신적인 역할을 수용했다는 것이죠.

 

▲ 스털링만 제대로 나왔으면 최고의 사진인데...아쉽네요

 

발로텔리가 페널티킥을 양보했습니다. 여러분은 그가 페널티킥을 실패하는 것을 본적있나요? 놀랍게도 그는 커리어 중 단 2번의 실패를 기록 중입니다. 인터 밀란 - 맨체스터 시티 - AC밀란에서 전담 킥커인 이유가 있죠. 조 앨런(Joe Allen)이 영리하게 얻어낸 PK기회를 누가 처리할지 궁금했습니다. 당연하면서도 놀랍게도(?) 캡틴 스티븐 제라드(Steven Gerrard)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맨시티 시절 프리킥을 차기위해 동료와 싸우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이런 장면을 우려했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팀의 상징이자 주장인 제라드에게 기회를 양보했습니다.

 

사실 리버풀의 전담 킥커 제라드의 페널티 성공률은 리키 램버트, 마리오 발로텔리에 비하면 낮습니다. 사우스 햄튼에서 PK 전담이었던 리키 램버트는 34번의 기회에서 34번 모두 성공한 뛰어난 킥커입니다. 그렇지만 주장인 제라드에게 기회를 양보한다고 인터뷰했었죠. 마리오 발로텔리 역시 두말하면 입 아픈 페널티킥 성공률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커리어 내내 단 2번 실패했을 뿐이죠. 그러나 그는 제라드에게 기회를 양보했습니다.

 

■ 토트넘전 61분 교체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교체되면서 물병을 걷어차거나, 만치니 감독의 악수를 거부하는 발로텔리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않습니까?  그는 교체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종종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61분 교체라니요?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줄 알았지만 그는 순순히 벤치로 돌아가 팀의 승리를 지켜보았습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그는 61분 동안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슈팅 5, 유효 슈팅 1, 키 패스 1, 볼 터치 34)

 

▲ 본인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린 사진

 

 그는 막다른 코너에 몰려 있다. - 미노 라이올라

 

발로텔리의 리버풀을 행을 추진한 미노 라이이올라(에이전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발로텔리는 코너에 몰려 있다. 리버풀이 마지막 빅클럽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이탈리아와 AC밀란의 주전 공격수였지만, 기대에 비해 성장을 하지 못한 발로텔리입니다. 밀란의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2선 지원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베를루스코니와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54경기 30골, 필드 골 15골, PK 10, FK 5) 결국 네임 벨류에 비하면 헐값인 16M에 이적하게 됩니다. 

 

토트넘 전을 앞둔 컨퍼런스에서 기자들이 로저스 감독에게 질문했습니다. 압박감 속에서 그가 잘 플레이할 수 있을까? 수아레즈의 대체자는 발로텔리인가? 로저스는 "그는 막다른 코너에 있지 않다. 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로 질문을 일축합니다. 그리고 "그는 수아레즈의 대체자가 아니다. 발로텔리는 발로텔리다"로 대답합니다.

 

브랜단 로저스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은 유명합니다. 첼시의 유스 감독으로 시작한 그의 커리어가 많은 도움이 되었을까요? 인터 밀란에서 웨슬리 스네이더(Wesely Sneijder)의 백업이던 필리페 쿠티뉴(Philippe Coutinho)를 데려와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첼시에서 자리 잡지 못한 스터리지를 리그 탑 공격수로 만들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유스에 있던 스털링을 끌어올려 제대로 사용한 감독이 바로 로저스입니다. 물론 플래너건의 성장 역시 빼놓을 수 없겠죠. 로저스 감독이 발로텔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수아레즈의 공백을 우려했으나 나름대로 순항 중인 리버풀입니다. 한 명의 감독이 팀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왜(Why) 항상(Always) 발로텔리일까요? 그것은 많은 축구 팬들이 그에게 기대하고 있기때문이겠죠.

 

2014/08/24 - [축구 이야기/해외축구 칼럼] - [BBC]리버풀의 스트라이커 도박: 수아레즈 VS 발로텔리

 

 * 여담으로 좌 시소코, 우 글렌 존슨을 보다가....좌 모레노, 우 만퀴요 풀백을 보니 확실히 눈정화가 됩니다. 이야...모레노의 베일 빙의 골은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굿! 굿! *